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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글 꼬투리

애완견은 무죄

 

 

한 세대 전에만 해도, 도시 시골 할 것 없이 웬만한 집이면 개 한 두 마리 정도는 기르고 있었습니다.

마당에서 개가 뛰어노는 모습은 김홍도의 솜씨를 빌려 그려 놓아도 좋을 듯 싶게 평화롭습니다.

개는 돼지나 닭처럼 그냥 가축으로 분류하기에는 좀 애매한 면이 있습니다.

집을 지키는 충실한 경비원도 되었고, 아이들에게 좋은 친구도 되는 등, 그 역할이 컸으니까요.

사람들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존재 가치가 있으니, 혈통이 좋다 아니다는 별로 중요한 게 아니었습니다.

 

지금도 웬만한 집에서 개 한 마리쯤은 기르는 듯싶습니다.

대부분 족보 있는 품종들이라서 그런지 모르지만, 이전의 견공들과는 그 대우가 사뭇 다르죠.

애완견이라는 말로는 충분히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위안을 주기 때문에, '반려동물'이라는 최고의 명예를 얻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개한테 인격을 부여해서, "우리 아가"라고 부른다거나, 주인을 "엄마", "아빠"', "언니" 등의 호칭으로 표현하는 것은 많이 어색합니다.

 

저녁 때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모습이 평화롭습니다.

목줄을 하고 배변 봉투를 챙겨서 다니는 것도 일반화되어 있죠.

하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는 모양입니다.

사진에 빨간색의 "과태료" 글자가 위압적입니다.

그런데,

1. 배설물을 수거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알겠는데, 목줄 미착용 수거는 무엇일까요? "목줄을 착용하게 하지 않거나 배설물을 수거하지 않은 경우"라는 뜻일텐데, 서술어를 잘못 생략해서 이상한 문장이 되었습니다.

2. '배설물 을'이라고 하여, 조사 '을'을 굳이 띄어 쓴 것은 '배설물'이 돋보이도록 하기 위한 배려일까요? 조사를 어떤 성분에 붙에 써야한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물가를 산책합니다. 부모와 함께 이 시간을 즐기는 어린이들은 행복해 합니다. 그리고 주변에서 자연스럽게 많은 것을 배웁니다. 플래카드의 문구 하나 잘 써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사람들이  오가며 "아, 이럴 때는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구나!"하고 알게 된다면, 그것 또한 산 교육이 아닐까요?

'한글 맞춤법'에는 없는 과태료 부과가 '도시공원 및 녹지등에 관한 법률'에는 있나 봅니다. 

 

과태료, 애완견에게는 돈이 없으니 견주가 물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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