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말글 꼬투리

내붙이면 알기 쉽다

집요하게 플래카드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작년에 썼던 글인데, 블로그를 활성화하기 위해 카테고리를 옮겨 다시 정리하여 보았습니다.


2015.4.16.

최근에 명일동 길거리에서 본 플래카드도 소개합니다.

 

"~불법광고물 게첨 금지구역~"

'게첨'이라는 단어는 처음 보는 것입니다. 도대체 왜 이렇게 생소한 말을 썼을까? "붙이지 말라"는 뜻 정도로 풀이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사전을 찾아보았습니다. 하지만 사전 어디에도 그런 단어는 등재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명의는 주민들 모임에서 걸어 놓은 것처럼 되어 있으니, 다른 동네에서도 볼 수 있는 것으로 보아 행정 기관에서 달아 놓은 홍보 문구가 분명합니다. 당연히 제대로 된 단어를 썼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는데, 순간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죠. 구청에 물어보아야 하나 해서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아무 사전 작업 없이 바로 건의할 수 있게 되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과정이 좀 까다로워 아직 실행하지 못했습니다.

담당자는 아마도 '게첩(揭帖)'이라고 쓰려 했던 것 같은데, '帖'을 '첨'으로 잘못 읽었나 봅니다. 占이 들어가는 글자들 중에 '첨'으로 읽히는 글자들이 좀 있거든요. 많은 사람들이 보는 것인데, 좀더 자세히 알아보고 사용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더욱 아쉬웠던 것은, 표준국어대사전에 친절하게도 '게첩'을 '내붙임'으로 순화하는 것이 좋겠다고 쓰여 있다는 점입니다.


"불법광고물을 내붙이지 마세요." 어떻습니까?

'말글 꼬투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늦둥이들을 위하여  (0) 2016.12.12
다칸테? 달칸테!  (0) 2016.11.18
운파허터헤이  (0) 2016.11.02
나라에 감사하자  (0) 2016.11.02
애완견은 무죄  (0) 2016.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