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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글 꼬투리

충헌공 김구 선생 묘역 안내판이 바뀌다

충헌공 김구 선생~

독립운동가 백범 김구 선생과는 다른, 조선 시대 분이십니다. 숙종 대에 단종 복위’ - 빼앗겼던 위호(位號)를 그 사람이 죽은 뒤에 회복하여 준다는 의미의 추복(追復)’이 더 적절한 표현이겠습니다. - 라는,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하신 분입니다.

 

김구는 전라도 관찰사를 지낸 김징(金澄)의 아들로 자는 자긍, 호는 관복재(觀復齋)이고 시호는 충헌이다. 1669(현종 10)에 사마시에 합격하고 1682(숙종 8)에는 춘당대(春塘臺) 문과에 장원하였으며, 1703년에 우의정이 되었다. 사헌부, 사간원에 있을 때 시무(時務)에 관한 상소(上疏)를 많이 올렸고 노론과 소론의 대립을 완화하려고 노력하였다. 평안도, 황해도, 충청도, 전라도 등지의 관찰사를 지낸 뒤 판결사로 있을 때 노산군(魯山君 : 단종)의 복위를 주장하여 숙종이 노산군의 왕위를 추복하게 하였고 노산군의 비()인 정순왕후(定順王后) 송씨(宋氏)의 묘를 능으로 추봉하게 하였다. 불교와 도교에 대해 깊이 연구하였으며 필법이 힘차고 문장이 간결하였다.

- 충헌공 김구 묘역(忠憲公 金構 墓域), 두산백과

 

역사책에서나 만날 수 있는 분이라서, 사실 그분에 대해 자세한 것은 잘 알지 못합니다.

그저 스쳐 지나치기만 했던 그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 10월 어느날이었습니다.

올림픽 공원에서 수필백일장 행사가 있었는데, 학생들 지도하느라 올림픽 공원을 돌아다니다가, 몽촌토성 안에 있는 그분의 묘역을 새삼 둘러보게 되었습니다.

안내판을 읽으면서 이상한 점을 발견하였습니다.

우리말과 영어와 중국어 안내는 내용이 같았는데, 일본어 안내는 달랐던 것입니다.


그냥 지날칠까 하다가, 관리 주체가 모르고 있을 수도 있겠다 싶어, 관할 구청에 민원을 넣었습니다.

 

살기 좋은 송파를 위해 노고가 많으신 데 대해 항상 감사드립니다.

드릴 말씀은 안내판에 관한 것입니다.

얼마전 몽촌토성 산책로 주변에 있는 충헌공 김구 선생의 묘역을 둘러보다가, 좀 이상한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안내문에 보니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59호라고 되어 있네요.

영어와 중국어 소개에도 역시 그렇게 되어 있는데, 일본어 소개는 매우 다릅니다.

 

"서울특별시 기념물 제33"

 

왜 이렇게 표시되어 있는지 궁금합니다. 만약 잘못된 표기라면 고쳐야 하지 않을까요?

공원에 문의하니 구청 소관이라 하여 문을 두드립니다.

좋은 답변 부탁드립니다.

 

며칠 뒤, 구청 홈페이지에서 다음과 같은 답변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 , 안녕하십니까?

몽촌토성 내 서울특별시지정문화재 제59호 충헌공 김구 묘역 안내판 오류를 지적하신 건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답변드립니다.

해당 문화재 안내판을 검토한 결과, 건의 주신 내용이 타당하므로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안내판 전체에 대한 번역을 검토하고 교체하기까지는 시간과 예산이 소요되는 사안임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해당문화재 소유주인 서울시와 협의하여 개선해 나가겠습니다.(이하 생략)

 

그 이후로도 가끔 몽촌토성 산책길을 걸으면서도, “구청에서 그런 답변을 하였지만 언제쯤이나 새 안내판으로 교체하랴.” 싶었는데, 매우 잘못된 생각이었습니다.

두어 달 후에 다시 가 보았을 때는 이미 새 안내판으로 교체되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시민의 소리에 활짝 귀를 열고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공복 의식에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