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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글 꼬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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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붙이면 알기 쉽다 집요하게 플래카드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작년에 썼던 글인데, 블로그를 활성화하기 위해 카테고리를 옮겨 다시 정리하여 보았습니다. 2015.4.16. 최근에 명일동 길거리에서 본 플래카드도 소개합니다. "~불법광고물 게첨 금지구역~" '게첨'이라는 단어는 처음 보는 것입니다. 도대체..
운파허터헤이 송파구에 성내천이라는 개울이 있습니다. 남한산성에서 발원하여 올림픽공원과 아산병원 옆을 지나 한강으로 흐르는 물입니다. 예전에는 물이 흘렀겠지만 언제부터인가 건천이 되어 썩은 냄새만 진동하는 천덕꾸러기로 내려앉았었습니다. 게다가 88올림픽을 치르느라 정비를 한다고 시..
나라에 감사하자 또 한번 플래카드에 대한 꼬투리. 플래카드의 힘은 대단합니다. 우리의 뇌리에 오랫동안 깊은 인상을 남겨 놓습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선전용으로, 관공서 홍보용으로, 행사 알림용으로, 때에 맞추어 길거리 곳곳에 플래카드가 걸립니다. 그런데 '무엇'의 눈에는 '무엇'만 보이나 봅니다. 문구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보니, 틀린 표현들도 심심치 않게 눈에 뜨입니다. 그중에 하나. 6월 가까이 되면 매년 서울오륜초등학교 정문에 보훈의 달 플래카드가 걸렸습니다. "나라를 사랑하고 감사하는 오륜 어린이". 몇 해째 바뀌지 않고 똑같았던 것은 아마도 비용을 절감하려는 노력일 것입니다. 그런데 플래카드의 문구가 눈에 거슬렸습니다. 문장 성분간에 호응이 잘 안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내년에는 다른 것으로 바뀌겠지 바뀌겠지 하..
애완견은 무죄 한 세대 전에만 해도, 도시 시골 할 것 없이 웬만한 집이면 개 한 두 마리 정도는 기르고 있었습니다. 마당에서 개가 뛰어노는 모습은 김홍도의 솜씨를 빌려 그려 놓아도 좋을 듯 싶게 평화롭습니다. 개는 돼지나 닭처럼 그냥 가축으로 분류하기에는 좀 애매한 면이 있습니다. 집을 지키는 충실한 경비원도 되었고, 아이들에게 좋은 친구도 되는 등, 그 역할이 컸으니까요. 사람들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존재 가치가 있으니, 혈통이 좋다 아니다는 별로 중요한 게 아니었습니다. 지금도 웬만한 집에서 개 한 마리쯤은 기르는 듯싶습니다. 대부분 족보 있는 품종들이라서 그런지 모르지만, 이전의 견공들과는 그 대우가 사뭇 다르죠. 애완견이라는 말로는 충분히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위안을 주기 때문에, '반려..
독서와 재해 서울은 여유로운 삶을 살기에는 당연히 적합한 곳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많아서 복잡한 것도 문제이지만, 매연과 소음 때문에 청아한 새소리 한번 듣고 깨끗한 하늘을 한번 제대로 보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런 가운데도 "이 정도라면 그래도 괜찮은 거 아냐?" 위안을 받을 만한 동네가 제법 여러 군데 있습니다. 너무 인위적이긴 하지만 청계천 주변이 시내 한복판에서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습니다. 서울둘레길 157km가 남녀노소의 건강과 마음의 여유를 책임지고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서울의 동남쪽 끝 동네인 송파구에도 성내천 산책길이 있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 말글에 대한 꼬투리 잡기는 이 성내천 길에 있는 전광판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책읽기를 권장하는 내용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책 읽은 송파..
자승자박 세상살이를 하다보면 많은 것들을 경험하게 되고 또 경험한 만큼 많은 것들을 깨닫기도 합니다.틀렸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다른 것'이었을 뿐이라는 것도, 좋은 사람 나쁜 사람 구분하는 것이 내 편이냐 아니냐의 문제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을 평생의 업으로 삼고 살다보니 학생들을 관찰할 기회를 자주 갖게 되었고, 잘못을 찾아 고쳐주기도 하였습니다.국어를 가르치다 보니, 책에 있는 것뿐만 아니라 길거리에 붙어있는 잘못된 표현까지도 눈에 뜨입니다. 직업병.그냥 그러려니 보아 넘기기도 하고 때로는 고쳐줄 것을 요구하기도 합니다.잘 안 고칩니다. 행정기관의 경우는 더 어렵습니다. 홈페이지를 통해 민원으로 제기하는 방법도 쉽지 않고, 혹 민원으로 올라가더라도 여간해서는 꿈쩍하지 않습니다. ..